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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속 나의 음악 정체성“ 싱어송라이터 ‘ChiVee(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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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익분기점.입니다.
좋은 기회로 마포문화재단 지원 앨범에 선정된 아티스트분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지난 4월 28일 마포문화재단 지원 사업을 통해 발매된 싱글 앨범 <Hangman>의 주인공 싱어송라이터 ‘ChiVee(치비)’입니다.

싱어송라이터 ‘ChiVee(치비)’는 검붉은 보석을 감싼 듯한 목소리로 소설을 보는 듯한 가사를 쓰고 부르며, 어느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음악을 하는 싱어송라이터로 몽환적이면서도 때로는 강렬한 표현으로 음원과 무대를 완성시켜 왔습니다.

2018년부터 재즈밴드, 래퍼, 비트박스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였고, 융복합 예술단체 'FreezyBone' 내에서 작곡, 작사, 보컬을 맡으며 특색 있는 음색과 가사로 완성도를 높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지금 바로 싱어송라이터 ‘ChiVee(치비)’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Q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ChiVee(치비)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 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못 들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들은 사람은 없다는 보컬이 되고 싶은 싱어송라이터 치비입니다.


Q : 활동명 ‘ChiVee(치비)’라는 네임을 짓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 친구가 놀리면서 불러주던 별명의 자음에 치읓, 비읍이 들어갔는데 ㅊㅂㅊㅂ하다가 치비가 되었습니다. 이게 활동명 유래의 전부입니다. :P


Q : 지난달 28일 발매한 싱글 앨범 <Hangman>을 발매한 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근황이 궁금합니다.
A : 이석증 진단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게 지낸 것 같아요. 주위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같이 작업하고 싶다는 연락도 오고 그래서 감사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현생도 살고, 공연도 하고 있고, 이번 달 말에는 제가 함께하고 있는 융복합 예술단체 Freezybone팀의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어서 조금 바쁜 시기인 것 같아서 신나네요.


Q : 싱어송라이터 ‘ChiVee(치비)’가 바라보는 음악에 대한 시각은 어떤가요?    
A : 다른 분들처럼 멋있게 말하진 못할 거 같아요. 저에게 음악은 그림자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표현하는 사람을 그대로 따라가는, 하지만 빛의 방향이나 자리하고 있는 공간에 따라 무한하게 변화하는 그런 거요. 저는 제 그림자를 추적하고 밝은 부위나 어두운 부분을 포착하고 그려 나가고 싶어서 음악을 계속하는 거고요!.


Q : 음악 작업을 하시지 않는 날에는 주로 무엇을 하며 지내시나요?
A : 엄청나게 누워있습니다. 최대한 바닥이랑 붙어있어요. 저희 집이 소파가 없거든요. 그래서 거실에 피크닉 돗자리를 깔아놓고 거기에 누워서 최대한 일어나지 않아요. 에너지가 조금 더 있는 날에는 소소하게 네일아트를 하고 있어요. 네일 팁을 만들어두고 공연 때에 쓰려고요.


Q : MBTI가 어떻게 되시나요?
A : ENTP입니다. 그중에서도 T랑 P가 90% 이상이에요.


Q : 본인만의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을까요?
A : 정말 심각하게 스트레스가 많은 날에는 그냥 24시간 무한하게 파밍게임을 합니다. 농업, 수산업, 임업 안 가리고 파밍게임이면 다 좋아요.


Q : 음악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A : 아주 어릴 때부터 잡생각이 많았어요. 다른 사람들은 멍 때리는 동안 아무 생각도 안 한다고 하는 게 충격이었을 정도로 저는 정말 머릿속이 아주 시끄러운 아이였거든요. 그러다, 누구에게나 온다는 힘든 시기가 찾아왔을 때였어요. 머리는 포화 상태인데 생각은 들끓고 이러다 터져 죽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안 좋은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찼었죠. 이것들을 꺼내기라도 해야 머리가 가벼워질 것 같아서 처음에는 그냥 제 감정의 조각들을 아무렇게나 뱉고 글로 쓰고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엔 제 감정도 왜 이렇게 힘든 건지 모르고 그냥 두서도 없이 아무거나 써내려 갔어요. 편지의 형태를 한 가사들이었어요. 그러다 점점 구체적이게 변하더라고요. 나의 약한 이야기, 아픈 이야기, 강하고 자랑스러운 이야기, 사랑스러운 이야기,  점점 형태를 갖출수록 제 머릿속은 조금씩 또렷해진 것 같아요. 멜로디를 붙여서 읽을 때면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감정들이 더 크게 표현된다고 느꼈고, 엄청나게 자유로운 기분이었어요.

나를 갉아먹던 생각들이 음가로 표출될 때 복잡했던 머릿속은 편안해지고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기회가 생겼고, 그게 저 스스로를 보듬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길어졌는데, 저는 스스로를 위로해 주기 위해 시작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악을 쓰기 이전 까지는 제 감정을 곧게 받아들이고 회복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던 사람이었던 거죠.


Q : 본인이 작업했던 작업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업물은 무엇인가요?
A : 발매 곡 중에는 ‘불나방’이요. 제 최초의 자작곡이기도 하고, 사랑을 바라보는 시각이 지금과 꽤 다르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쉽게 떠올려지지 않는 그때의 치기 어린 제 모습이 노래로 남겨져 있어 귀여워요 애정이 갑니다. 아직 발매는 하지 못한 곡인데, 가장 애착이 가는 작업물은 ‘Save me’라는 자작곡이 있어요. 이 곡이 제가 가장 아플 때 썼던 곡이고 그 감정이 고스란히 들어있어서 이 노래를 부르면 가장 아팠던 저와 마주하는 기분이 들어요. 가장 안쓰럽고 사랑스러운 곡입니다. 언젠가 꼭 발매하고 싶어요!

ChiVee(치비) - 불나방

Q : 본인만의 음악적 강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 나다운 것’ 이요. 예전에는 이런 보컬이고 싶어, 나도 저런 보컬이고 싶어 많은 욕심과 고민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나는 남들처럼 하지는 못해도 나처럼 할 수는 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제 목소리로 만드는 나의 이야기. 나의 노래가 제 음악의 색이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러고 나니 보이는 저는 조금 ‘날 것’을 하는 사람이더라고요. 저의 러프한 매력을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거친 면 같은, 그 면이 신경 쓰여서 만지게 하는 그런 사람이고 싶어요.


Q : 음악을 제작하실 때 가장 우선시로 두는 음악적 가치는 어떻게 되시나요?
A : 하고 싶은 이야기를 분명히 잘 숨겨둘 것이요! 좋은 멜로디, 좋은 가사, 대중성, 재밌는 구성 이런 것 너무나 당연히 중요한 것 들이지만, 제가 곡을 쓸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곡의 주제에 맞게 드라마 한 편을 짜는 거예요. 그래서 다 써내지 못한 가사 뒤편으로 다 제가 쓴 이야기와 화자들이 지나다닌다고 생각하게요. 그렇게 할 때 작업에 몰입할 애정이 생기더라고요.


Q : 지금까지 음악 작업을 한 아티스트분들 중 가장 호흡이 좋았거나 즐거웠던 아티스트 한 분을 뽑는다면 누구인가요?
A : 조매력’님이요. 앨범 곡은 아니었고, 커버 곡 작업이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서 호흡이 잘 맞았는지도 모르겠고, 즐겁기보단 힘들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나서 그때 모습을 보니 합도 좋았고 낯설어서 힘들었던 거지 즐거운 작업이었지 싶어서 기억이 남아요.


Q : 주로 음악적 영감은 어디서 얻는 편인가요?
A : 제 경험에서도 시작되고, 영화나 영상 매체, 소설에서도 얻고요. 되게 다양한 방식으로 찾아오는 것 같아요. 시각적 요소들이 영감을 줄 때가 많고요, 좋은 공간이 줄 때도 있고, 누군가 아무렇게나 던져준 단어에서 올 때도 있어요.


Q : 음악 활동을 하시면서 힘들었거나,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나요?
A : 힘든 시간은 많아요.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고요. 특히 우스갯소리로 HP:10 MP:999라고 들어요. 몸이 건강하지 못해서 기관지 컨디션이 왔다갔다하거든요. 목소리가 안 나올 때가 꽤 있어서 정말 우울함이 저 심해까지 파고 들어갔다가 목이 잠깐 좋아지면 신나서 작업을 하고 반복이에요. 건강이 안 따라줘서 힘들다는 생각은 지금도 자주 하고 있어요. 요새는 그마저도 익숙해서 우울할 틈 없이 잠을 자버리곤 해요(자야 낫지 하고).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아직 없어요.


Q : 지난달에 발매하신 싱글 앨범 <Hangman> 소개 부탁드립니다.
A : Hangman’은 예전부터 ‘Freezybone’의 ‘루팡’님과 가야금 연주자 ‘박선주’님과 함께 작업했던 곡이었어요. 제가 너무 쓰고 싶었던 주제가 있었는데 ‘불나방’ 이후에 시간이 흐른 화자의 이야기를 더 그리고 싶었거든요. 불나방 때의 화자가 “사랑이 뭐 별거라고 멍청하게 뛰어들어” 하며 마음을 나누는 것에 소극적이고 냉소적이기만 했다면, ‘Hangman’에서의 화자는 “사랑이 뭐 별거라고… 하지만 왜, 나만 그거 하나를 못하는 걸까?” 이제까지의 냉소가 가장임을 드러내요.

Hangman’ 분명히 Funk인데 우리나라 것이 섞여 있는 곡으로 낯선 음악인데 익숙하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노래 에요. 그처럼 노래에도 모순이 많이 들어있어요. 뻔하디 뻔한 연애들이라며 회의적으로 여기지만 정작 화자는 그런 사랑을 연인에게 주지 못하는 것에 불안정한 마음을 느끼는 3분 25초의 작은 드라마죠. 그 널뛰는 마음을 음가와 곡 구성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표현했어요.

너를 사랑해, 평생 너 하나만을~, 지독하게 아픈~” 이런 사랑 노래들이 있잖아요. 저는 평생 그 노래들을 즐기거나 공감해 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그게 부끄럽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그런 노래를 공감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하니 쓰기도 어려워서 스스로가 싫을 때가 있었죠. 왜 나는 그런 노래들이 와닿지 않을까? 저런 진정한 사랑을 해보지 못해서일까 어린 마음에 고민이 깊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써졌던 첫 곡이 ‘불나방’이었어요. 곡이 나온 후에 제가 마음을 다 바치는 사랑을 해 본 그들을 부러워하는 걸 외면하고 “나는 하나도 안 부러워, 연애 때문에 웃고 우는 그런 거 우습지. 나는 쿨 해.” 하며 스스로 위안하고 있을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그래서 이번엔 항상 하던 위안은 이제 졸업하고 제대로 내 감정에 대면해 볼까? 하면서 쓴 곡이에요. ‘불나방’ 이후 이야기로 가지고 있던 멜로디와 가사를 빨리 내놓고 싶었는데 그게 딱 두 분과 함께 하는 작업에 어우러져서 나올 수 있게 된 거죠.

ChiVee(치비) - Hangman


Q : 올해 공연이나 새 앨범에 대한 소식을 기대해도 될까요?
A : 힘이 닿는 데까지 계속해서 음반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고요. ‘RPM’분들과 함께 했던 ‘Mirage’의 다음 곡과, ‘도시산조’로 가야금 연주자 ‘박선주’님과 함께 했던 ‘구운’의 다음 곡이 준비되어있어요. 특히 이 곡은 제가 너무 좋아해서 빨리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가장 크게는 정규앨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제가 가장 사랑하고 아픈 손가락 같은 노래들이 있어서, 정규앨범을 통해 세상에 보내고 새로운 이야기들을 써나가려고요! 적어도 매년 개인 콘서트를 열고 싶은 목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공연은 저 혼자 할 수 있는 게 절대 아니어서 제가 꾸준히 음악을 하기 위해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5월 28일 저희 FreezyBone팀의 세 번째 콘서트가 있으니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Q : 싱어송라이터 ‘ChiVee(치비)’가 지향하는 음악적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요?
A : 많이 만들고 기회가 되는 만큼 많이 세상에 보내고, 그게 많은 사람한테 닿아서 곡의 뒷면에 붙은 “나 여기 있고, 너 여기 있지!” 쪽지를 누군가 알아주고, 그 쪽지가 위로가 되길 바라는 정도예요. 그런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아티스트’로 기억되는 사람이 되면 좋겠고, 음악에 ‘치비 같은 느낌이 있다’라 쓰일 정도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Q :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치비입니다. 저와 시간을 나눠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음악을 만들어갈 테니 지켜봐 주시고, 나만의 작은 가수에서 큰 가수가 될 때까지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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