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익분기점.입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움직임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비가시적 삶의 파동이라고 부릅니다.
비가시적 삶의 파동에는 여러 가지가 존재합니다. 슬픔의 파동, 긍정의 파동, 사랑의 파동 등 서로 다른 속도와 깊이로 우리의 삶 속 군데군데 스며들어 있습니다.
때로는 각자의 파동의 깊이와 속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 파동들이 서로 부딪혀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내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은 어쩌면 파동을 만들어 내는 파도와 같은 거 같습니다. 멀리서 보면 잔잔한 파도들도 가까이서 보면 모든 것을 부서뜨릴 듯이 매섭게 밀려오듯이 우리의 삶도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경우가 많은 거 같습니다.
오늘 소개할 아티스트는 몽환적인 사운드와 감각적인 멜로디로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티스트 ‘Effie(에피)‘입니다.
지금 바로 아티스트 ‘Effie(에피)’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Q : 안녕하세요. Effie님 반갑습니다 ~! 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에피입니다 하하
Q : 활동명 ‘Effie’라는 네임을 짓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 중학교 1학년 때 Skins라는 영국 드라마를 재밌게 봤는데, 메인 캐릭터 중에 에피 스토넘이라는 인물이 있었어요. 무지 예뻐서 좋아하기도 했지만 불안정함 속에 강함이 느껴지는 캐릭터라 정말 좋아했거든요. 그 상태로 시간이 흘러서 처음 만든 곡을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하려고 하던 때에 무슨 이름으로 올릴까 하다가 떠올라서 스펠링을 Effy에서 Effie로 바꿔서 쓰게 됐어요.
Q : 싱글 앨범 <날이 좋아서> 밴드 버전을 발매한 이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근황이 궁금합니다.
A : [날이 좋아서] 밴드 버전 발매 다음 날에 시부야에서 라이브 일정이 있었어요. 라이브 이후에 지진과 함께 새해를 도쿄에서 보냈는데, 그날은 세션에서 데모곡을 만들고 다음 날 한국에 돌아왔어요. 한국 돌아와서는 다시 아르바이트하면서 앨범 준비, 2/4에 뮤직비디오와 발매된 선공개 트랙 준비하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Q : 아티스트 ‘Effie’가 바라보는 음악에 대한 시각은 어떤가요?
A : 음악은 아티스트의 시야로 보는 세상의 이미지, 그리고 그 감정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운송수단 같아요.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보다 이상의 차원인 개념으로요.
(잘 써진 글을 읽거나 완벽한 연설을 듣는 것 보다도 어떤 곡 하나를 듣고 특정한 감정이 심장에 닿는 것 같은 공감과 감동을 느끼거나 풀리지 않던 인생의 고민 따위가 해결되기도 하잖아요. 가사가 없거나 추상적인 음악도 마찬가지예요.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의 전달 수단인 것 같아요.)
Q : 음악 작업을 하시지 않는 날에는 주로 무엇을 하며 지내시나요?
A : 작년에는 가방 하나 메고서 혼자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집에서는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주로 많이 봐요. 좋아하는 장르의 애니메이션도 보고요. 올해가 되고선 아직 한 권도 못 읽었지만 자기 전에 누워서 전자책 보는 시간도 좋아해요. 전자기기가 발전된 시대에 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Q : MBTI가 어떻게 되시나요?
A : 초등학교 저학년 때 엄마가 시켜서 처음 검사해 봤었는데 10년 넘게 한 번도 안 바뀌었거든요. 인터넷 어딘가에서 찾을 수 있을 텐데 여기선 비밀로 할게요 히힛. Mbti 재밌지만 사람을 속단하게 되기도 하잖아요. 있는 그대로 이번 인터뷰 답변들이 읽혔으면 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꼭 다 읽고 찾아보시오. 추측해 보는 재미 추가!
Q : 음악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A : 고등학교 1학년 2학기쯤 내 삶은 이렇게 사는 게 아니다는 확신이 들었고 바로 학교를 그만뒀어요. 사회든 실패든 빨리 다 겪고 싶었고 제가 주체가 되어서 할 수 있는 일을 빨리 시작하고 싶었거든요. 창작하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자퇴 후에 일단 동네 실용음악학원에 등록해 미디를 배웠어요. 거기서 알게 된 비트메이커 친구가 그 당시 사운드클라우드 음악들을 많이 들려줬는데 처음 듣는 가상악기들의 사운드가 너무 좋았고, 가사가 정형화되어있지 않으면서 아티스트들 각각 자유롭게 다양한 얘기를 하고 있는 사운드클라우드 세상이 너무 재미있어 보였어요. 어릴 때부터 혼자 많은 생각들에 갇혀서 그간의 인생이 정말 끔찍했는데, 해소할 수 있는 수단으로 나도 내 얘기로 노래를 만들면 되겠다 싶었고요. 바로 장비를 사서 유튜브 비트에다가 노래를 만들고 업로드했는데요, 첫 번째 곡부터 좋은 반응이 많아서 두 번째, 세 번째 곡도 만들어서 업로드했고 네 번째로 만든 곡을 올렸을 때는 재생수가 정말 많이 올랐어요. 그 곡이 ‘Highway’ 였어요. 영어가사여서 그런지 해외리스너들도 많이 유입되고, 저도 곡이 마음에 들어서 뮤직비디오와 함께 정식 발매까지 하게 됐어요. 그게 제가 열아홉 살이 되면서의 일이에요. 소용돌이 같이 시작하게 되었어요.
Q : 본인만의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을까요?
A : 일기를 보통 쓰고요. 집 근처 공원이 밤 11시 정도가 넘으면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제일 높은 언덕 위에 올라가서 강 쪽으로 소리를 크게 지르기도 해요. 그리고 그 언덕에 있는 긴 의자 위에 누워서 항상 듣는 노래를 틀고 별자리를 관찰해요. 이러고 나면 집에 돌아가는 길부터 발걸음이 좀 가벼워지는 게 느껴져요. 직접 눈으로 느끼는 거죠 나는 점 위의 점 위의 점 위의 점이구나… 나도 내 고민도 아무것도 아니구나… 지난 일들,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있어요. 근데 이 방법의 단점이 있다면 현실 감각이 없어지는 거예요. 뭐가 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Q : 본인이 작업했던 작업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업물은 무엇인가요?
A : 아무래도 [Neon Genesis]에 가장 애착이 가요. 서툴렀지만 아티스트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됐던 미니앨범이기도 하고, 정리되지 않은 모습의 제 열아홉 살, 스무 살 초반 생각들의 나열과 사운드가 지금 들어도 아주 마음에 들어요. 불안정함과 객기의 화합물 같은 그때의 분위기를 지금 와서는 낼 수 없거든요. [Neon Genesis] 에는 그 당시 제가 바라본 세상에서의 이상주의적 생각들, 현실도피, 또 그로 인한 괴로움으로 변화를 소망하는 내용이 담겨있어요. 3번 트랙 ‘Do or Die’ 아웃트로에서의 “너” 와 4번 트랙 ‘Satellite’에서 제가 인공위성의 시점으로 찾아내 마주하고자 하는 “너” 는 변화해 있을 미래의 저였는데요.
여전히 저는 심한 이상주의자이긴 하지만 이제 현실의 삶도 꽤 잘 챙기고, 그러기 위해 스스로를 개조해 나가는 과정에 익숙해져서 이제 그렇게까지 괴로워하지 않거든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그에 따라 바뀌었고요. 그래서 이때의 제 음악을 들으면 제 안에 여전히 존재하는 과거의 저와 현재의 변화한 제가 드디어 만나 당시의 괴로움에서 해방되고 다음 세계로 왔구나 하는 벅찬 감정이 들어요. 동시에 여전히 제가 이다음 세계로 가기 위한 과정에 있다는 사실도 상기시켜 줘서요, 아주 아주 마음에 드는 작업물입니다.
Q : 본인만의 음악적 강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 작업물들이 컨셉추얼 하게 받아들여지는 게 큰 강점인 것 같아요. 음악을 통해 제가 전달하는 스토리와 이미지는 항상 저로부터 비롯된 확실한 세계관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Q : 음반 제작부터 유통, 발매 및 마케팅까지 모든 분야를 직접 관여하면서 인디펜던트 활동을 하시고 계신데 힘들었거나,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나요?
A : 힘들었던 순간들은 정말 많았어요 하하. 음반 발매 프로젝트만 해도 기획, 레코딩 및 음원 제작, 섭외, 예산 활용, 커버 및 뮤직비디오 제작 참여, 참여진/유통사와 소통, 발매 모두 직접 하고 있거든요. 그 외 저에게 오는 섭외 메일들도 계정을 따로 만들어서 관리하고 있고요.
마케팅 부분에선 개인 sns 활용 외에는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어요. 제가 좋아서 하고 있는 일들이고 이렇게 활동하면서 배운 게 정말 많아서 희열을 느끼지만, 이전보다 발전된 프로젝트를 제작하려니 발매 텀이 길어지게 되는 문제도 있고요. 금전적인 이유로 싱글앨범 뮤직비디오 제작을 포기한 적도 있어요. 들이는 에너지와 예산에 대비해서 거의 항상 상황이 좋게 흘러가지 않았거든요 하하. 유통사 사기를 당해서 부당하게 정산을 못 받고 있는 음원도 있고, 이런저런 말 못 할 힘든 일들은 무지 많죠. 아마 제 나이 또래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들 대부분이 겪고 있는 고충일 거예요. 하지만 제 음악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제가 살았던 흔적을 세상에 남기고 가고 싶은 마음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어요.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도 있고요! 저를 예전부터 봐온 팬분들은 제가 조무래기에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쭉 지켜보고 계실 텐데 그 덕에 힘들어도 계속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Q : 음악을 제작하실 때 가장 우선시로 두는 음악적 가치는 어떻게 되시나요?
A : 음악을 만드는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중요히 여기는 가치는, 제가 삶이란 여행을 하면서 체험하는 일들과 변화/성장하는 과정을 궤적으로써 남기자는 것이고요. 어찌 보면 저는 굉장히 이상하고 딥한 사람인만큼 어떤 감각이나 생각에 압도당하는 경험을 많이 하는데, 그 경험들을 담은 음악을 통해서 어딘가에 존재할 저와 비슷한 사람들의 삶에 힘이 되어주고 싶은 생각을 해요. 어디를 둘러봐도 비슷한 사람을 찾을 수 없는 삶은 정말 괴롭거든요. 정서적인 파장이 길게 남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Q : 지금까지 작업을 한 아티스트분들 중 가장 호흡이 좋았거나 즐거웠던 아티스트 한 분을 뽑는다면 누구인가요?
A : 같이 작업물을 만들었던 거의 대부분의 아티스트들과 편하고 즐겁게 작업했었는데, 비디오 디렉터인 jhny오빠와 특히 호흡이 좋았어요. 제 첫 번째 정식 발매곡 [Highway]의 뮤직비디오 부터해서 여러 비디오들을 맡아주신 분이에요. 이번 싱글 [No Matter Where You Are]의 뮤직비디오도 같이 하게 됐고요. 항상 저예산으로 작업할 수밖에 없었는데도 진심으로 같이 고민하면서 에피의 비주얼적인 이미지,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데에 큰 도움을 주셨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호칭을 조니선생님이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나요. 촬영 때 디렉팅도 디테일하게 주시고, 편집하실 때에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시면서 사용한 촬영/편집 기법 각각의 의도를 설명해 주세요. 주환이오빠 덕분에 단순히 저만 멋있게 나오는 영상을 넘어서, 전체적인 비디오의 흐름과 완성도에 더 포커스를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해야겠다는 확신이 생기게 됐어요. 영상의 소스가 되는 곡 작업도 구성과 흐름에 더 신경 쓰며 작업하게 됐고요. 배운 게 정말 많아요. 또 제 버르장머리를 싫은 소리 하나 없이 고쳐주신 인생의 은인이기도 합니다. 꾸벅
Q : 주로 음악적 영감은 어디서 얻는 편인가요?
A : 제 삶 전반에 대한 생각들과 생활하면서 간혹 특이하게 느껴지는 감각들을 일기나 메모장에 늘 기록하는데, 그러다가 음악 작업으로 바로 이어질 때가 있고요. 재미있게 본 영화, 애니메이션의 테마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해요. 소재는 다양한 곳에서 자연히 얻는 것 같아요.
Q : 올해 새로운 앨범을 준비하시고 계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을 위해 준비하고 계신 앨범에 대한 힌트 주실 수 있을까요?
A : 앨범 이름은 [Coda]이고요, 스무 살에 혼자 서울로 나와서 살기 시작했던 때부터 작년까지의 제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담겨있어요. 좌절에서 시작해 희망으로 끝나는 테마예요. 총 여덟 트랙이고, 트랙의 흐름에 따른 감정의 변화를 다양한 장르의 특징을 이용해서 표현했어요. 선공개 트랙 [No Matter Where You Are] 은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에요. 작년 초에 갑자기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반년 간 여행을 다녀왔는데,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오래 알고 지냈던 누군가에게 쓴 편지 내용의 곡이에요. 드랍 부분에서는 어릴 때 많이 들었던 거북이의 비행기 가사를 오마주 했어요.
Q : 앞으로 아티스트 ‘Effie’가 대중들에게 선보일 음악은 어떤 음악일까요?
A : 저 다움을 챙기면서 더 많은 분들에게 닿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 거예요. 마무리 중인 앨범부터도 이전의 제 작업물들보다 친화적으로 들릴 수 있게끔 신경을 많이 썼어요.
Q :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A : 서면 인터뷰라 맥북 메모장 켜놓고 타이핑하고 있거든요. 헤헤 저에 대한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어서 답변 작성하면서 정말 즐거웠던 것 같아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제 새로운 싱글 [No Matter Where You Are] 즐겁게 들어주시고 세상의 모든 이상한 사람들 화이팅 당신의 심장을 응원합니다! Follow your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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