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익분기점.입니다.
오늘은 시적인 가사와 서사가 돋보이는 양홍원의 두 번째 정규 앨범 '오보에'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양홍원은 고등래퍼와 쇼미더머니와 같은 힙합 경연 프로그램에서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발성과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괄목할만한 성적을 만들어 내며 본인의 음악적 역량을 증명했다. 이후 EP 앨범 <SOkoNYN> , 첫 번째 정규 앨범 <Stranger>를 발매하면서 본인만의 음악적 장르/ 세계관을 구축해 왔다.
붐뱁 비트에 패기 넘치게 랩을 밷어내던 양홍원이 앨범 발매를 거듭하면서 점차 감성적인 멜로디라인이 섞인 비트에 싱잉을 하는 이모(EMO) 힙합장르로 본인의 이야기를 녹여내기 시작했고 이번 앨범 <오보에>에서 그 정점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오보에>는 총 9개의 트랙이 서로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는 서사가 있는 앨범이다. 이번 앨범은 피처링이 한명도 없다는 것도 주목해 볼 만하다. 오직 '양홍원' 오롯이 본인의 생각만이 앨범에 담겨있다는 의미이다. 앨범의 전체적인 테마는 상처, 해소, 고난, 방황, 이별, 성장이 담겨 있다.
<오보에>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 첫 번째, 높은 음을 내지만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목관악기 오보에. 두 번째, 다섯 발자국 걸어간다는 의미 (五步) , 마지막은 다른 사람에게 말을 전달 했을 때 오류가 생겨 잘못 전달되는 것. 이렇게 중의적인 표현이 많다. 앨범 영문 제목이 '3 steps forward 2 steps back' 인 것을 보면 이 세가지 의미를 함축적으로 다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본인에 대한 안좋은 소문들 (오보)들로 상처 받았던 묵묵하게 서있는 나무같은 나를 속죄하고 성장하고 싶어 오보에라는 악기로 만들어 소리를 내고 싶어하는.. 그렇기에 3보 전진 2보 후퇴 결과적으로 1보 앞으로 간 것이기에 성장한 것이다.
실 (Thread (1.11))
첫 번째 트랙의 관통하는 주제는 '이별'이다. 비트 메이커 판다곰(PANDAGOM)의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에 맞는 악기 구성과 양홍원의 은유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트랙이다. 멈블로 가사를 정확한 발음으로 부르지 않는 것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예쁜 꽃 가시로", "노를 저 멀리로"라는 각 구절은 가사를 보지 않고 귀로만 듣게 되면 "예쁜 곳 가시오", "너를 저 멀리로"라는 의미로 들려온다. "약을 녹여낸 이건 강" , "나보다 강한 건 약" 등 은유적인 가사의 표현도 뛰어난 곡이다. 영문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첫 번째 트랙과 마지막 트랙만이 영문 제목 옆 날짜를 명시하고 있다. 이는 마지막 트랙에서 다시 한번 언급하기로 하겠다.
한시
여덟 마디의 짧은 벌스로만 이루어진 곡이다. 앞선 트랙과 비슷한 사운드로 진행되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트랙을 시티팝적 스타일을 녹여내며 분위기 환기를 시켜 주었다. 여덟 마디 벌스 이후 홀로 진행되는 비트는 공허함과 여운을 느끼게 해주었다.
낮에
본인의 과오를 인정하며 속죄를 구하는 트랙이다. "밤이 짧아서 안 졸려"라는 것으로 보아 약과 술에 취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폐인 같은 삶을 사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아직까지 본인의 과오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에게 질려 하며 심지어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도 나에 대한 태도가 바뀐 것에 상처를 받아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탈
이 트랙 역시 중의적인 표현이 뛰어난 곡이다. 가면 '탈'과 문제 '탈'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본인을 나무에 언급하며 다 태워 연기로 모든 것을 감추려고 하는데 이 '연기'라는 매개체마저도 중의적인 표현이 숨어 있다. 물질이 태워질 때 나는 연기와 나의 본 모습을 감추려고 하는 연기.
하긴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를 방탕한 생활을 통해 위로받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채워지는 건 없다.
0001
몽환적인 사운드와 단조로운 플로우가 매력적인 곡입니다. 상처받은 감정들을 자신의 곡 속에 담아내며 돈을 벌었지만 아직까지 채워지지 않은 공허한 감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가면무도회
이제는 혼란스러웠던 과거를 털어내기 위해 본인의 과거를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서로의 속을 가리며 살아가는 가면무도회 같은 삶이 너무나 슬픕니다.
사계 (4Seasons 1.12)
다시 와주는 건 오직 사계. 사람들은 본인에게 이별과 상처를 주지만 본인을 위로 한 건 오직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사계절이다. 첫 번째 트랙에서 쓰여있던 날짜는 본인이 태어난 날짜의 하루 전으로 본인의 과오로 고통받았던 지난날이다. 하지만 생일만큼은 모두에게 축복을 받고 행복한 하루가 이어진다. 그렇기에 마지막 트랙에 본인의 생일인 1.12를 넣으며 지난날의 아픔을 통해 다시 한번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한 단계 더 성숙해질 것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보에>라는 앨범은 전체적으로 중의적인 표현이 많아 여러 리스너들의 열린 해석이 많다. 그렇기에 한 번쯤은 들어봤으면 하는 앨범 중 하나이다. 본인의 과오를 인정하며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낸 <오보에>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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